국민의힘 연찬회 참석..모든 제도·법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1년여간 국정 운영을 돌아보며 “나라가 거덜나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를 기업에 비유하며 모든 제도와 법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탄탄히 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 나아가려는 방편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우리가 갈 방향은 결국은 국민을 위하는 것인데, 그건 너무 막연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기업과 국민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회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법제와 방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민생과 경제를 살찌우는 것은 우리가 참여해야 할 시장을 키우는 것이고, 또 넓은 시장에 우리가 뛰어 들어가서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다 함께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제도와 법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거기하고 부합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과감하게 폐기하고, 또 그것을 국민에게 자신있게 설득할 수 있어야 된다”고 했다.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로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이 아닌, 국가를 제대로 이끌어갈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이 '실용정당'을 내세우지만, 철학과 방향이 없이 실용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찬회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과 추경호·이주호 부총리 등 국무위원,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이 대거 참석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함께 했다.
지난 1년여 간의 국정을 돌아보면서는 “선거 때부터 헌법에 적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라는 것을 바탕으로 자유와 연대, 인권과 법치, 정의와 공정, 그리고 남북한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을 향해 나가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우리 외교 지평의 확대, 이런 것을 쉬지 않고 추진해 왔다”고 소개했다.
국가를 기업에 비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도 망하기 전에 기업을 보면 아주 껍데기는 화려하다. 그 기업을 인수해 보면 안이 아주 형편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고, 또 기업에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서 직원 숫자도 많고, 벌여 놓은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다”라면서 “국가도 마찬가지다. 정부를 담당해 보니까,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그야말로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전임 문재인 정부를 직격했다.
특히 “돈은 없는데 사장이 벤츠600 이런 고급 승용차 막 굴리고 이런 식으로 해 가지고 안 망한 기업이 없지 않나. 정부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 표 좀 얻어보려고 재정을 부풀리고, 국채 발행을 해 가지고 나라의 재정이 엉망이 되면 대외신인도가 떨어진다. 국채가 많으면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서 해외 시장에서 믿지를 않는다”고 했다. 또 “벌여 놓은 사업들도 하나씩 하나씩 열어보면 정말 이게 내실 있게 생산성이 있는 어떤 사업을 해놓은 건지, 이게 무슨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막 벌려 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정말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비판했다.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에서 언론마저 편향적이라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지금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며 후쿠시마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에 대해 나오는 것을 보면,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그러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 가지고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이렇게 힘을 합쳐 갖고 성장과 분배를 통해 가지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그러는데 뒤로 가겠다고 그러면 그거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야당과 통합과 타협은 해야 하지만, 스스로 국가 정체성에 대해서는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정에서만이라도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확고한 그런 방향을 잡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