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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격의료학회가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진료 분야별로 비대면 초진이 적합하지 않은 증상과 처방 등을 상세히 제시했다. 의료 현장에 있는 최고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인 만큼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번에 학회가 제시한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에는 대면진료, 비대면진료, 설비제공자 등 용어에 대한 정의부터 비대면진료 기본 원칙, 비대면 진료 한계와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에 관한 고지 및 환자 동의 등 폭넓은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환자 증상·병력·특이체질·환경 등 정확한 정보 제공, 초진에 적합하지 않은 증상 및 초진 비대면처방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의약품까지 상세하게 제시했다.
학회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 국내외 다양한 방안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내용을 자세히보면 과연 비대면진료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인지 의문이 생긴다. 대표적인 것이 초진 관련 내용이다. 학회 가이드라인은 초진에 부적합한 내용을 진료과별로 정리해 담았다. 그러나 초진 제한 증상에 설사, 이명, 두근거림, 경련, 강한 두통 등 일반적인 증상 또는 주관적인 증상이 폭넓게 담겼다. 금지항목 외에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이지만, 사실상 열거된 증상을 피하면 초진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비대면진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미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비대면진료 초진을 허용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보다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비대면진료 초진을 금지하는 것보다, 비대면진료에서 우려되는 증상이 있다면 대면진료로 전환하는 방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대면진료 보완책으로, 또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비대면진료 활용방안을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