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성 폭풍 '힐러리'가 미국 서남부를 덮친 가운데, 건조한 사막 지역에 반년치 비를 몰고 와 주민들이 대비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CBS 뉴스, 폭스 웨더 등에 따르면, 강력한 4등급 허리케인이었던 '힐러리'가 멕시코를 지나면서 열대성 폭풍으로, 다시 미국 남부를 지나는 과정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됐다.
위력은 약화됐으나 20일 힐러리가 지나간 미국은 폭우로 인해 쑥대밭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소방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수로 떠다니는 건물 잔해의 모습을 공개했으며,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물에 잠긴 차량의 모습도 보인다.
팜스프링스는 사막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한달에 1.5일 정도만 비가 내리는 매우 건조한 지역다. 평소 폭우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터라 지난 주말 사상 처음으로 열대성 폭풍이 덮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실제로 팜스프링스가 있는 캘리포니아 남부, 애리조나 북서부, 네바다주와 유타주 대부분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팜스프링스에는 20일까지 3.18인치(80.77mm)의 비가 내렸다. 일일 강수량 최고치다. 특히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졌다. 이 지역 연평균 강수량 4.61인치로 반년치를 훌쩍 넘는다. 8월 평균 강수량이 0.14인치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로 맑은 날씨로 유명한 샌디에이고에는 20일 하루동안 1.82인치(46.23mm)의 비가 내렸다. 1977년 8월 17일 허리케인 도린 이후로 이 지역에 1.8인치 이상 비가 내린 것은 처음이다.
이례적인 폭우가 덮친 지역에는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인터넷과 전화가 끊겼다. 일부 학교는 산사태가 덮쳐 문을 닫았다. 현재는 대부분 지역이 폭우 경보를 해제한 상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