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달 남극 도달에 도전했던 러시아 탐사선 '루나-25'이 엔진 결함으로 추락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청(로스코스모스)은 루나-25가 지난 19일 오전 11시 57분께 달에 착륙하기 전 궤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통신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 사장은 궤도로 이동하기 위해 점화한 엔진이 제때 종료되지 않아 추락했다며 “당초 계획한 84초보다 긴 127초간 엔진이 가동됐다”고 말했다.
당초 21일 착륙 예정이었던 루나-25가 실패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비슷한 시기 달의 남극에 도달하려고 했던 인도는 경쟁하듯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의 '찬드라얀-3'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찬드라얀-3은 23일 착륙 예정이다.
보리소프 사장은 47년간 쇠퇴를 반복해 과학 기술이 떨어진 것이 이번 추락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실패 때문에 달 탐사를 중단하는 것은 최악의 결정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달 탐사 의지를 보였다.
러시아는 이번 실패를 발판삼아 다음 달 탐사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루나-26과 루나-27을 포함한 달 탐사계획을 앞당길 방침이라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앞서 루나-26은 2027년까지, 루나-27은 2028년까지, 루나28-은 2030년까지 발사할 계획이었다.
한편, 루나-25가 착륙을 시도한 곳은 달의 남극인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이다. 달의 남극은 얼음형태로 물이 존재할 것으로 기대 받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러시아는 루나-25를 통해 1년간 달 내부 구조 연구와 물을 포함한 자원 탐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아직까지 인류는 달의 남극에 도달하지 못했다. 만약 찬드라얀-3이 무사히 착륙한다면 전 세계 최초로 달의 남극에 도달한 국가가 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