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85〉향후 10년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는 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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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많은 사람이 향후 유망산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면 대부분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컴퓨터, 이차전지와 같은 기술 중심 신산업을 주로 떠올린다. 하지만 향후 이들 산업과 함께 크게 주목해야 할 산업은 광업이 아닌가 싶다.

향후 광업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미국과 호주의 핵심 광물 관리 전략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미국 내무부(Department of Interior)는 핵심 광물로 35개 광물을 지정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미국은 가장 중요한 핵심 광물 자원의 종류를 50종으로 크게 확대했다.

미국 정부가 말하는 핵심 광물이란 미국 경제 안보에 필수적인 비연료 광물로서 미국 자국 내에서 쉽게 공급하기 어려운 광물이면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필수 원료로 부족 시 경제에 심각한 영향 미치는 광물질로 정의한다. 대표적 핵심광물로는 산업 전반에서 쓰이는 알루미늄, 전자, 배터리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합금 및 도료에 쓰이는 주석, 티타늄 등이 포함됐다.

호주도 예외는 아니다. 호주 산업과학자원부 산하 핵심광물사무국은 '핵심광물전략 2023-2030'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과거 호주가 핵심광물로 지정한 24개 광물에 2개를 추가해 핵심 광물을 26개로 분류했다. 고순도 알루미나와 규소가 추가한 것이다.

최근 들어 이처럼 다양한 광물 자원이 필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표면적인 이유로는 다양한 광물자원은 전기차, 태양전지 패널, 휴대전화, 컴퓨터 등 일상생활의 필수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1980년대 컴퓨터 칩을 제작하기 위해 약 12개의 광종만이 사용됐지만, 현재는 약 60개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고사양의 전자제품 내지 각종 기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자연상의 광물 자원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금속을 합금으로 사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희소 금속들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 상용하는 제품 수 역시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컴퓨터, 휴대폰뿐만 아니라 타블릿PC, 스마트워치, 전기자전거, 전동 보드 등 다양한 기기가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전기기기로 등장했다. 이와 함께 기존 기기 역시 광물 자원이 더욱 소비되는 구조로 바뀐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한 대당 평균적으로 구리 53.2kg, 리튬 8.9kg, 니켈 39.9kg, 망간 24.5kg, 코발트 13.3kg, 그래파이트 66.3kg, 아연 0.1kg, 희토류 0.5kg, 기타 0.3kg 등 총 207kg의 광물이 필요하게 됐다. 이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약 6배 이상 요구되고 있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기기에 투여되는 광물 양과 종류가 급격히 늘면서 이들 광물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광물을 체굴해야 할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와 함께 최근 광업에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미중 간의 갈등으로 인한 광물 자원 확보 경쟁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핵심 광물 35종 가운데 최대 산지가 중국인 광물이 19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핵심광물 중 수입국 1위가 중국인 광물 자원이 14종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국 중 하나인 호주가 다양한 광물 자원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언급한 호주 정부가 발간한 핵심광물전략 2023-2030 보고서의 서문에는 자신들이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를 '강력하고 안전한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하고 탄력적이며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표현돼 있다. 이제 우리 정부와 기업도 광물 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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