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실증 실적 확보를 위해 이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조속히 구축하고 클라우드 기반 응용실증 지원사업을 확대한다.
정부는 17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성장 4.0 주요 프로젝트 현장애로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AI반도체는 엔비디아가 95% 점유율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아마존, 구글 클라우드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AI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추세다. 가트너에 따르면 챗GPT 등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AI반도체 시장은 2026년 861억달러로 연평균 16%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신성장 4.0 전략을 발표하고 AI반도체를 핵심 분야로 선정, 집중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최근 스타트업을 위주로 국산 AI반도체 개발이 시작됐으며 데이터센터 실증, 업체간 제휴로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호환성과 안정성이 입증된 외산 AI반도체를 선호하면서 실증을 통한 국산 AI반도체의 성능 실적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추경호 부총리는 “AI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조속히 구축하고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시제품 생산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서버용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신속히 구축해 팹리스 및 서비스 기업의 실증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국산 AI반도체에 다양한 서비스를 적용하고 기능과 성능을 테스트하는 'AI반도체 응용실증 지원사업'을 확대한다.
또 클라우드 기반 서버용·엣지용 AI반도체 실증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안전·관제, 보건·의료 등 6개 분야에서 진행 중인 실증 과제를 내년에는 로봇, 드론 등 5개 신규 과제를 추가하고 K-클라우드를 활용한 AI디지털교과서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AI반도체 협업 생태계 조성도 지원한다. 현장에서는 AI반도체의 초기 설계단계부터 클라우드 등 수요기업과 제휴를 통해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고 설계·최적화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의 대형 플랫폼과의 협업은 성공적인 해외 진출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이 우수하고 IT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AI반도체 팹리스-파운드리-AI서비스의 가치사슬 구축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요기업과 협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AI 연구개발(R&D) 사업자를 선정할 때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하면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AI반도체 관계 기업 간 협의체인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의 분과를 확대해 현장과의 협력과제 발굴과 실증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도심항공교통(UAM), 배터리 구독 서비스, 의료데이터 등과 관련한 현장 애로도 지속 해소할 방침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