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잼버리 5G 시연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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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카우트잼버리가 32년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원만한 축제 진행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준비가 분주해지고 있다. 2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개최지 일대에서 KT 관계자들이 5G 28Ghz 이동통신 기지국 점검을 하고 있다.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8일 새만금 잼버리 부지를 찾아 디지털 인프라 지원 현황을 점검하고, 28㎓ 5세대(5G) 기지국을 활용한 와이파이(WiFi)를 직접 시연했다. 새만금 잼버리 기간 많은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첨단 디지털 기술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2000~3000억원을 투입해 5G 28㎓ 대역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KT는 새만금 잼버리에도 등판했다. 잼버리와 올림픽을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은 세계인들은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디지털 강국'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폭염 대비와 운영 미숙으로 파행을 거듭하던 새만금 잼버리가 조기철수 결정이 났듯, 세계 최초 5G도 이미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구축한 28㎓ 기지국은 할당 조건의 10%에 그쳐, 지난 5월 31일자로 주파수 할당이 취소됐다.

평창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이 필요했던 우리 정부는 새만금에서도 '디지털 잼버리'를 내걸었다. 그러나 5년간 1조원이 투입된 5G 28㎓는 국제행사 전시용에 그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24일 5G 과장광고를 한 혐의로 이통 3사에 과징금 336억원을 부과하며 “5G 서비스 속도를 거짓과장하거나 기만적으로 광고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럼 국제 행사때마다 준비 안 된 5G를 소환한 정부는 미래 비전을 제시한 것일까. 과장광고를 한 것일까. 시연에 그친 5G가 아쉽기만 하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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