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전사 차원의 프로세스·구조 점검에 나선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 공략과 다양한 장르 신작 출시에 있어 부족한 점이 있음을 경영진 차원에서 인지하고 원인 분석을 거쳐 새로운 전략 수립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는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력 작품인 리니지 시리즈 실적이 급감하고 하반기 출시 예정 신작 '쓰론앤리버티(TL)'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중장기 성장 전략 마련에 나선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가)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여러 다양한 장르 신작을 추진하는데 있어 부족했다고 여실히 느끼고 있다”며 “직면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사적인 프로세스 점검과 구조 점검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매출 4402억원, 영입이익 353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전망치를 하회한 것은 물론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04%, 71.31%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05%, 56.79% 줄었다.
실적 부진 요인으로는 새로운 성장을 이끌 신작이 부재한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대부분 매출을 의존해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 리니지 라이크 경쟁작이 대거 출시된 시장 환경이 손꼽힌다. 리니지 시리즈 이용자 이탈과 함께 수익 안정화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기대작 TL은 글로벌 출시에 앞서 4분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접수된 피드백을 반영해 전투와 성장 콘텐츠를 다듬는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출시는 아마존 게임즈와 협의를 거쳐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
다만 TL 출시가 기존 리니지 시리즈 신작과 같이 기록적인 매출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PC와 콘솔 기반으로 선보이고 비즈니스모델(BM) 측면에서도 이용자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보다 완화된 수준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홍 CFO는 TL 단독으로 모든 매출을 상쇄한다기 보다는 블레이드앤소울2 대만·일본 출시를 비롯해 재도약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연내 출시 예정이던 '배틀크러쉬, '블레이드앤소울S', '프로젝트G' 등 주요 신작은 내년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눈높이를 맞추고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아이온2는 별도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홍 CFO는 “출시 일정이 쉽사리 변경되고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