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퍼스트솔라'가 신규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급증하는 태양광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를 극대화하려는 조치다. IRA발 태양광 신·증설 경쟁이 본격화했다.
31일 외신에 따르면 퍼스트솔라는 최근 미국 내 5번째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퍼스트솔라는 11억달러를 투자, 연산 3.5GW 규모 공장을 신설한다. 2026년 상업생산 시작이 목표다. 위치는 확정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로 퍼스트솔라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잠정 14GW까지 늘어난다.
퍼스트솔라가 공장 신설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만이다. 당시 202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간 3.5GW 규모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 태양광 시장 상황과 IRA 수혜를 감안한 결정이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태양광 설치량은 35GW로 지난해 25GW 대비 4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2026년엔 60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퍼스트솔라는 태양광 수요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퍼스트솔라가 밝힌 7월 기준 수주 잔고는 78GW에 육박하지만 현재 생산능력은 연산 10GW에도 미치지 못한다. IRA 시행으로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자 공세적으로 기조를 전환했다.
미국은 IRA를 통해 자국 내 제조공장에서 배터리, 태양광, 풍력 관련 부품이나 소재를 생산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연방정부가 2032년까지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는 1조달러(약 1300조원)에 달한다.
한국, 중국 태양광 기업의 투자 계획까지 감안하면 IRA발 태양광 증설 경쟁에 불이 붙었다.
한화솔루션은 3조4000억원을 투자, 미국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내년까지 구축한다. 연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공장을 짓는다. 기 보유한 1.7GW 규모 모듈 생산공장은 증설을 통해 총 8.4GW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OCI도 지난해부터 태양광 모듈 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를 통해 미국 공장 증설에 나섰다.
중국 최대 태양광 업체 롱기그린에너지는 지난 3월 미국 재생·청정에너지 개발업체 인베너지와 합작으로 오하이오주에 연간 5GW 생산 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 신축을 발표했다. 올해 말 가동 예정으로 롱기그린에너지가 미국 태양광 제조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태양광 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세계 태양광 시장의 빅2로 부상한 가운데 IRA 시행에 따라 미국 내 제조기반 보유 여부가 태양광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면서 “당분간 태양광 기업의 증설 투자 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