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한국 사회 조기 정착을 위해 압류방지 전용통장 활용 대상 범위에 이들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입국 초기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보호를 위해 압류방지 전용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기초생활수급권자, 한부모가정 등 사회취약계층 등은 압류 방지 전용통장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탈북민들은 해당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게다가 북한이탈주민법에 따른 정착지원금을 받아도 브로커에게 비용을 빼앗기고 나면 사실상 남은 돈이 없는 상태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법 이해도와 금융 경험이 떨어져 사기를 당해 생활고까지 겪는 탈북민들이 많다.
실제로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제도 개선 및 민생 현안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한 탈북민은 “하나원을 나오자마자 브로커들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정착금을 모두 내어주고 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정착 초기부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욕이 꺾였다”고 말했다.
지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당 법안은 주무 부처인 통일부가 국정원 교육을 마친 탈북민들이 하나원에서부터 압류방지전용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탈북민들의 한국 사회 정착을 도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 의원은 “초기 정착의 첫 단추를 잘 맞춰야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며 “탈북민들의 특수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그동안의 제도를 꼼꼼하게 살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 의원은 북한이탈주민 출신으로 과거 북한인권단체 NAUH(나우) 대표를 역임하며 탈북민 구출에 힘을 쏟았다. 이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영입 인재로 국회에 입성했다. 현재는 국회에서 제21대 하반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과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하는 등 북한 인권과 통일 정책 등에 대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