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향해 강한 비판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저항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로 과연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며 “이건 폭력이다. 국민을 대신해서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폭력적 지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나라가 매우 혼란스럽다. 매일 같이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정권과 여당으로부터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방법으로 정치혐오를 활용하기로 했다는 말이 있다”며 “(정부·여당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고 하는 일마다 국민의 뜻과 상식, 법과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우선 김건희 여사 일가에게 특혜를 주고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변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모든 국민이 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추가되는 불합리한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추진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 때문에 큰 비용이 들어가면서 이상하게 길이도 늘어나는 비효율적인 노선으로 급작스레 바꾸나. 이유도 없고 절차도 부당하고 과정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지명에 대해서도 날이 선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이 특보를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1957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른바 이명박(MB)계 핵심 관계자였던 그는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 대변인과 이명박 정부 초대 홍보수석비서관 등을 거쳤다.
다만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재직 당시 방송을 장악하려고 했다는 비판을 받있다. 아울러 방통위원장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과 이 특보의 학폭 무마 의혹 등으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동관이라는 인물은 MB 때 방송 탄압의 상징 인물”이라며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 데도 굳이 임명을 강행하는 건 국민을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국민적 저항에 휘말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사건을 사건으로 덮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오염수·강제 동원·양평 고속도로·이동관 임명 등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국민과 싸운 정권의 말로가 어땠는지 과거를 돌아보라”고 했다.
이어 “잠시 누를 순 있어도 영원히 누를 수는 없다. 잠시 억압할 순 있어도 계속 억압할 수는 없다”면서 “언젠가 이 두려움과 억압이 용기와 저항으로 전환되는 시기 있을 것이다. 역사를 두려워하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