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가방 속 발견된… 차민영 작가 개인 展 'Shake Up' 28일 개막

극사실과 초현실이 맞닿은 틈에서 새로운 경험 전달
가방 속에서 펼쳐지는 모순적 세계… 관객참여형 전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갤러리 엑스투에서 첫 소개

갤러리 엑스투는 28일부터 차민영 작가의 개인전 '셰이크 업(Shake Up)'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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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엑스투

이번 전시는 정교하며 세밀한 표현 능력을 바탕으로 삶 그리고 세상의 파노라마를 여행 가방 속에 담아내는 설치 작가 차민영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이 직접 차민영 작가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갤러리 한복판에 설치된 거대한 가방 조형물로 구현된다. 관객은 가방 속으로 들어가 조형물 안에 설치된 렌즈를 통해 밖을 관찰하면서 외부에서만 바라봤던 가방 속 피사체가 된 경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는 가방 안을 관찰하는 것에 한정됐던 작품을 갤러리 전체로 확장해 감상자를 작품의 일부로 포함시킨 것이다. 이를 통해 감상자는 직접 작품 속으로 들어가 타자의 시선을 자신의 것과 동일시하는 심리적 과정을 겪는다. 이러한 시선의 변주는 작품이 가진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행위로써 작가가 제시하는 감상에서 한 단계 올라가 관객들로 하여금 주체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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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엑스투

작품은 본래 가방을 해체해 그 틈 사이로 여러 도시 혹은 삶을 살아가는 장소의 축소판을 구성해 냈다. 차민영 작가의 작품은 아름다움을 넘어 사실성이 극대화된 모습이다. 그가 만들어내는 가방 사이의 세계는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타인의 공간에 잠입한 듯한 불편한 감정을 안긴다. 그러나 그 안의 세계에 계속 시선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분명한 기시감이 머리를 지배해 낯선 공간은 친숙한 기억으로 변환된다. 그래서 관객은 가방 속 세상에 자신을 이입하게 되지만 시선을 떼는 순간 가방 틈 사이에 보이던 파노라마는 실존하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 모를 그리움을 남긴다. 이렇듯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름 모를 장소들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마치 세포가 증식하는 듯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며 차민영 작가만의 감각의 세계를 구성해간다.

이렇듯 기존에 가방의 안쪽에서 밖을 향해 메시지를 전달하던 차민영 작가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색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전시가 바로 'Shake Up'이다.

차민영 작가는 2005년 갤러리 빔(서울)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베이징, 상하이, 서울을 오가며 다수의 전시를 진행했다. 2016년 그리고 2018년 소버린아시안아트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 최종 30인에 선정됐다. 부산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포스코 아트 뮤지엄, NHN 등 다수의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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