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6%, 영업익 29% 성장
대규모 수주·증액 7건 계약 확보
로슈·화이자 등 증액계약 상당수
“초격차 속도·품질 전략 주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반기에만 연결기준 매출 1조5871억원, 영업이익 4452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등 다수 글로벌 빅파마와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은 게 주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증가해 매출이 성장한 것도 힘을 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29% 성장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1조2282억원, 영업이익 4885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7%, 48% 증가했다.
실적 고공 성장에는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대규모 장기 계약이 영향을 끼쳤다. 1~3공장 풀 가동으로 효율이 최대치를 찍으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39.9%에 달했다. 4공장 감가상각 비용 등이 실적에 선반영됐지만 이익 성장세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신규 수주·증액 계약 중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계약만 7건을 확보했다. 작년에는 공시 기준 수주 계약 총 11건 중 글로벌 빅파마와의 1000억원 이상 대형 계약이 6건이었다.
올 상반기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등과 대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어 작년 연간 수주 실적(2조원)을 초과한 2조3000억원 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고 수주기록을 세웠던 2020년(약 1조9000억원) 기록을 반년 만에 갈아치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 특성 상 대부분 6~7년의 장기 계약이 대부분”이라며 “빅파마의 대규모·장기 계약 중심으로 수주 계약 구성이 재편돼 업황이나 경기 영향 없이 안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상반기 매출 4693억원, 영업이익은 78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제품 판매량이 증가해 16%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연구개발비 증가 여파로 16%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 림 대표 체제가 시작된 2020년부터 GSK를 시작으로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티스, 화이자까지 주요 빅파마와의 첫 수주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특히 기존 계약 규모를 확대한 증액 계약이 다수 차지해 눈길을 끈다.
작년 공시된 증액 계약 11건 중 증액 계약은 7건(8805억원)이다. GSK, 얀센,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등이 증액 계약으로 신뢰를 반증했다. 올해는 GSK, 일라이릴리,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에서 7월 현재 5건(9202억원) 증액 계약이 이뤄졌다.
회사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삼성 특유의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빅파마의 마음을 흔들었다. 생산기지가 인천 송도에 있지만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고객사에 실시간 대응하는 속도 전략, 내부적으로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실현하는 품질 전략 등 전반적인 삼성 특유의 초격차 전략이 바이오 사업에서도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부터 전체 가동에 돌입한 4공장 매출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고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4공장은 총 24만리터 생산능력으로 단일 공장 최대 규모다. 전체 가동 시작 후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18만리터 규모 5공장 건설도 순항하고 있다.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의 미국 실적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저농도와 고농도 제형 모두 FDA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다양한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후속 파이프라인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B15),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SB16),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SB17) 임상 시험을 모두 마치고 글로벌 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