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영국 넥세온과 2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핵심 원재료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OCI는 넥세온과 실리콘 음극재용 소재(SiH4)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OCI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 5년간 SiH4를 공급한다. 초기 장기공급계약 규모는 약 700억원(5500만 달러) 수준이며, 고객사 생산량 증가에 따라 계약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의 단점을 개선하고, 주행거리 연장, 충전시간 단축 등의 장점이 부각돼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과 안정성의 문제로 인해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 드물다. 2차전지용 실리콘 옥사이드 기반 기존 1세대 실리콘 음극재는 실리콘 팽창특성으로 인해 10% 이상 흑연을 대체하기 어렵다.
넥세온의 2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는 1세대 실리콘 음극재의 단점을 개선한 2세대 제품이다. 실리콘 음극재의 팽창을 억제하는 독자 기술을 적용했다. 배터리 제조 시 2세대 음극재 사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면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최대 50%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전기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향상시키고 충전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특히 1세대 실리콘 음극재의 상당수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추후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OCI는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 공장 설립에도 속도를 낸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인산 등을 생산중인 OCI 군산공장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연산 1000톤 규모로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상업 생산 목표 시점은 2025년 상반기로 고객사 수요에 맞춰 양산 물량, 시점을 확정한다.
OCI는 파이프로 연결해 SiH4를 넥세온 생산 공장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향후 시장 성장 및 고객사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증설도 추진한다.
군산공장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제조 과정에서 생산되는 원료를 원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출 전망이다. 설비면에서도 공정이 단순화된 최신 제조 공정과 안전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원스텝 셧다운 밸브 장치를 도입, 생산 효율성과 안정성을 갖췄다.
넥세온은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관련 주요 특허를 170건 이상 보유하고 있는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선도 기업이다. 최근 세계 4위 전기차 셀 제조업체인 파나소닉과 실리콘 음극재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맞춰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OCI는 2차전지·반도체 소재 사업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 도쿠야마와 1만 1,000톤 규모의 반도체 폴리실리콘 합작사 설립 MOU 체결을 발표한데 이어, 포스코퓨쳐엠과 손잡고 음극재용 코팅제인 고연화점 피치를 4분기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이밖에 인산, 과산화수소, 전구체 등 반도체 소재 사업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김유신 OCI 사장은 “첨단소재 기업 OCI와 글로벌 실리콘 음극재 기술력을 보유한 넥세온 양사가 강점을 극대화해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OCI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과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