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맛은 나지만 술은 아니다. 최근 유행하는 논알콜맥주(Non-alcoholic beer) 이야기다. 흔히 무알콜 혹은 논알콜로 부르지만 이 둘은 식품유형부터 제조방법까지 차이를 보인다.
논알콜맥주는 알코올 함유 함량이 1% 미만의 맥주맛 음료로 효모음료나 기타발효음료에 속한다. 반면 무알콜맥주는 알코올 함량이 0%로 탄산음료로 구분한다. 두가지 모두 주류가 아닌 음료로 분류해 온라인이나 택배 배송이 가능하고 주류 관련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통상 무알콜맥주는 발효를 거치지 않고 맥주 맛 향료를 섞어 만들거나 발효 후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하는 공정으로 만든다. 논알콜맥주의 경우 진공감압증류, 역삼투압, 발효억제, 특수효모, 효모냉접촉공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조한다.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맥주 본연의 풍미를 잃게 된다. 때문에 맥주맛 향료를 첨가해야 한다. 또 끓는 점을 낮춰 알코올을 제거하는 진공 감압 증류나 삼투압을 이용해 압력을 가해 알코올을 없애는 공법도 맥주 맛과 향이 대부분 소실된다. 논알콜맥주가 밍밍한 맛을 낸다는 인식이 퍼진 배경이다. 이러한 방식은 대량 생산에 적합해 주로 대형 주류업체가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 양조장들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발효과정을 미세하게 조절해 알코올 생성을 제어하는 양조 기술로 특수효모를 넣어 당분 중 과당과 글루코스를 분해해 발효하기 때문에 알코올 생성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라거 일색이던 논알콜맥주 종류는 에일, 스타우트, 벨지안 위트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늘어났다. 국내에는 부족한녀석들의 어프리데이가 대표적이다. 올해 페일에일과 스타우트로 코리아 인터내셔널 비어 어워즈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엔 균주 연구가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롯데중앙연구소는 발효 생장성이 우수하며 기존 상용 효모보다 알코올 생성능이 낮은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후처리 공정이 필요하지 않고 발효 풍미를 살린 맥주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