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사망자까지 나온 미국 '데스밸리'에 되레 극한 무더위를 체험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CBS 뉴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사이에 걸쳐 있는 데스밸리 국립 공원의 기온은 연일 50도를 웃돌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한때 기온이 섭씨 53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데스밸리는 1849년, 혹독한 더위로 사망자가 속출해 '죽음의 골짜기'(Death Valley; 데스밸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바싹 마른 건조한 공기와 식물이 거의 없는 환경으로 지표면이 달궈지고, 바위와 토양이 방출한 열은 골짜기 사이에 갇혀 이처럼 높은 기온을 형성한다.
최근에는 이상 기후로 이곳의 온도가 더욱 높아졌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고도 발생했다. 이달 초에는 60대 남성이 데스밸리 인근 도로 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18일에는 하이킹을 하던 70대 남성이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다.
이에 데스밸리 인근 도로에는 “더위로 죽는다!”, 빨간 묘비 사진과 함께 “죽음의 골짜기의 희생양이 되지 말라!” 등 경고 메시지가 붙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만 폭염으로 되레 관광객이 몰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데스밸리 마을 퍼니스 크릭의 방문객 안내소 앞에 설치되어 있는 온도계 앞에서 '폭염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데스밸리 국립공원 관리자는 “뉴스에서 '데스밸리 최고기온이 경신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 방문객들이 늘어난다”며 “극히 더울 때는 구조도 불가능하다. 밀도 변화로 극심한 더위에는 구조 헬리콥터가 날 수 없다. 관광객들이 폭염을 더욱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