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인 알바몬과 알바천국이 담합 행위로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단기 구인·구직 플랫폼인 알바몬과 알바천국의 운영사들이 가격과 거래조건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6억원을 부과했다고 24일 밝혔다.
알바몬을 운영하는 잡코리아와 알바천국 운영사 미디어윌네트웍스는 2018년 무료서비스를 축소해 유료로 전환하고, 유료서비스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2018년은 역대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시장이 위축되고 중소사업자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또한 온라인 단기 구인·구직 플랫폼 시장 규모는 2013년 403억원에서 2017년 870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으나 2018년에는 전년 대비 시장 규모가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됐다.
온라인 플랫폼은 초기에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이 독과점화 되면 유료 전환,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알바몬과 알바천국은 단기 아르바이트에 특화된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2020년 매출액 기준 알바몬이 64%, 알바천국이 36%를 점유하는 등 두 회사가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다. 한 회사가 서비스를 단독으로 유료로 전환하면 다른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커 담합으로 대응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들은 2018년 5월 1차 합의를 통해 무료서비스를 축소하고 유료서비스 구매 주기를 단축하기로 합의했다. 무료 공고 게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축소하고, 무료 공고 게재 건수도 ID당 무제한에서 5건으로 줄였다. 무료공고 사전 검수 기간은 10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렸다. 유료서비스도 공고 게재 기간을 31일에서 21일로 축소해 더 잦은 구매를 유도했다.
1차 합의 후 매출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같은해 11월 2차 합의를 통해 무료서비스는 더 축소하고 유료서비스는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들은 합의 내용을 동시에 시행할 경우 이용자들이 반발할 것을 고려해 시차를 두고 합의 내용을 적용했다.
공정위는 이들의 담합으로 인해 관련 시장의 가격 및 거래조건 경쟁이 사실상 차단됐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사업자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용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무료서비스를 축소하고 유료 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담합을 제재한 최초 사례”라며 “플랫폼 사업자들이 무료서비스 관련 거래조건 변경에 합의하는 것도 담합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동종업계의 유사한 법 위반행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