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국내 오픈랜(개방형무선접속망) 민관협의체 초대 의장사에 선정됐다. 앞으로 1년간 국내 오픈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기업간 협력과 수요 발굴을 이끈다. 국내 오픈랜 상용화 초석 마련에 구심점이 되는 자리인 만큼 SK텔레콤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 준비위원회는 전날 공동의장단 회의를 열고 초대 의장사에 SK텔레콤을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대표의장은 류탁기 SK텔레콤 인프라 기술담당이 맡는다. 오는 26일 열리는 창립총회에서 선출을 확정한다.
SK텔레콤은 향후 1년 동안 ORIA 총회를 주관한다. ORIA는 대표의장사 없이 10개사가 공동의장단을 맡아 순번제로 돌아가며 의장 역할을 한다. SK텔레콤 이후에는 제조사 중 맡을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첫 의장사를 맡아 국내 오픈랜 생태계 육성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제조사 기지국 장비를 상호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올해부터 본격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국내서는 이제 태동기다. 오픈랜 사업 기반이 부족해 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중소 제조사가 해외로 판로를 넓힐 수 있도록 글로벌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중점을 둔다. SK텔레콤은 국제 오픈랜 표준화 단체인 오랜(O-RAN) 얼라이언스에서 6G 연구그룹 nGRG 산하 요구사항 연구반(RS-01)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올해 6G 오픈랜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6G를 연계한 오픈랜 표준화 활동도 본격화한다.
과기정통부는 26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가 운영하는 판교 5G 테스트베드 센터에서 ORIA 출범식을 연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삼성전자·LG전자·HFR·노키아, NIA·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10곳이 공동의장단을 맡는다. 행사에서는 ETRI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오픈랜 산업 생태계와 정책동향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고, 오픈랜 기술 전시도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ORIA 출범은 제조사간 상호호환성 검증을 넘어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 중심 조직이 탄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SK텔레콤이 창립 첫해 협의체를 이끌며 국내외 기업·단체간 상호 협력체계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