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대비 2.5% 오른 시급 986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19일 밤샘 논의와 표결 끝에 2024년 적용 최저임금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는 노사가 제출한 11차 수정안인 최종안을 두고 표결에 부쳤다. 노동계는 최종안으로 1만원을, 경영계는 9860원을 제시했다. 표결 결과 사용자위원안은 17표, 근로자위원안은 8표, 기권 1표가 나왔다.
현재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1명이 구속으로 해촉되면서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투표 결과는 공익위원 대다수가 사용자위원의 손을 들어준 것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전원회의는 지난 18일 오후 3시 시작해 최종안인 11차 수정안까지 제출받으며 밤샘 논의를 이어갔다.
전날 제출된 7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6차와 같은 1만620원을, 경영계는 10원 올린 9795원을 제시했다. 이어 8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1만580원을, 경영계는 9805원을 제시하며 775원까지 차이를 좁혔다. 최초요구안의 2590원 차이보다는 입장이 좁혀졌지만 여전히 양측이 요구하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큰 간극을 보였다.
정회 후 공익위원은 하한 9820원~상한 1만150원의 심의촉진구간을 설정했다. 최저임금 심사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내놓은 요구안을 토대로 합의점을 찾는 방식이며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해 범위 내에서 수정안을 요청한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 하한인 9820원은 올해 1~4월 사업체노동력조사 상 300인 미만 사업체 전체 근로자의 임금총액 상승률인 2.1%를 반영했다. 상한은 한국은행, KDI, 기획재정부가 전망한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3.4%)에 생계비 개선분(2.1%)을 더한 값이다.
심의촉진구간 제시 후 자정이 지나면서 최저임금위는 차수를 변경했다.
심의촉진구간 설정 후 나온 9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1만20원을, 경영계는 9830원을 제시했다. 각각 올해 최저임금 대비 4.2%, 2.2% 증가한 수치다. 이어 새벽 3시 다시 한번 10차 수정안을 제출했으며 근로자위원은 9차와 같은 1만20원을 유지했고 사용자위원은 9840원으로 10원을 올렸다.
최저임금 심의가 새벽 6시까지 이어진 것은 공익위원이 노사 합의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당초 심의촉진구간 제시 후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내고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노사 양측으로부터 세 차례 더 수정안을 제출받고 이를 바탕으로 표결을 진행했다.
근로자위원 측은 표결 직후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퇴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올해 최저임금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결정돼 실질임금 삭감이나 다름없다”며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정하지도, 자율적이지도 않고 독립성을 상실한 들러리 위원회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