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중소기업 인력양성은 달라야

지난주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3년의 중소기업 정책은 물론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정운영 방향성을 담았다. 중소기업 분야는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경제기여도 5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30페이지가 넘는 자료집에서 기자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인력 확보 방안이었다. 중소기업 경영인을 만나면 십중팔구 듣는 말이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인재육성 방안으로 중소기업 계약학과에 미래유망 학과 우선 선정, 기업 수요에 맞는 특성화고 직업 교육 개편, 석·박사 출신 전문 연구인력 지원 등을 제시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 중심으로 인력을 양성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한다. 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다르다. 계약학과는 대학 학위과정을 개설해 중소기업 재직자의 학위취득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런데 반도체·이차전지 분야 중소기업에서 3년 가량 실무 경력을 채우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잦다. 회사가 수도권 밖에 있어 연구개발(R&D)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는 식상한 이야기가 됐다.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같은 자산형성 지원 정책으로 청년근로자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고는 있지만, 만기를 채우고 퇴사하는 사례도 많다.

브리핑에서 중소기업 인력의 대기업 이탈 문제에 대해 질문했다.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누구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고, 젊은 세대의 대기업 선호도가 높아 중소기업 이탈 방지 방안을 찾기 쉽지 않다. 기존 청년 실무교육 확대 정책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인력 확보 실효성이 떨어진다.

차라리 “중소기업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인력은 40~50대”라며 “만 34세 이하 청년 고용 지원에 치우친 인력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던 한 중소기업 대표 발언이 공감됐다. 초기 기업의 빠른 성장을 위해선 실무 경력이 풍부한 인력이 시급한데 연봉을 맞춰주기 어렵다는 다른 대표 경험담도 있었다. 중소기업 인력 확보가 꼭 청년 중심이어야 하는지부터 돌아봤으면 한다.

첨단 산업 문야 재직 경력을 보유한 중년층 고용시 인건비를 보조하거나 사양산업 종사자의 재교육 지원과 같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 경제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선 인력확보에 세대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현장에서 제기하는 의견이지만 이번 중소기업 육성 종합계획에는 청년 실무교육 외에 인재 확보 정책을 찾을 수 없었다.

전체 국가 인력양성과 중소기업 인력 양성은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 현장을 반영한 중기부의 세밀한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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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섭 기자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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