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거부로 흑해곡물협정 종료…전 세계 곡물가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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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곡물협상에 따라 곡물을 운반하는 첫번째 상선. 사진=유엔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이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17일(현지시간) 자정 만료됐다.

이날 AFP 통신·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하면서 4번째 연장이 무산됐다.

지난해 7월 유엔, 튀르키예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중에도 곡물을 수출할 수 있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고 3차례 연장됐다. 우크라이나는 이 협정을 통해 전쟁 중에도 곡물 약 3300만톤(t)을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었는데, 러시아가 협정 종료를 선언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수출 통로가 막혔고 전 세계 식량 안보에는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의 현정 종료 선언은 크림대교가 공격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발표됐다. 앞서 17일 새벽 3시쯤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 2차례 공격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크림대교 공격을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에 의한 '테러'로 규정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격에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협정 종료가 크림대교에서 벌어진 공격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오늘이 곡물협정 마지막 날”이라며 “러시아의 이익이 존중받게 되면 그 때 다시 협정에 복귀하겠다”고 발표했다.

흑해곡물협정이 만료되면서 식량안보와 관련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해당 협정이 체결되면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전 세계 식량 가격을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CNN은 러시아의 협정 종료 선언 직후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선물은 2.7% 급등한 부셸(8갤런) 당 6.80달러, 옥수수 선물은 0.94% 상승한 5.11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 애덤 호지 대변인은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참여 중단 결정은 식량 불안을 악화시키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취약계층을 위협한다”고 규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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