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네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부합해 상당 기간 긴축을 이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행 연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P) 인상하다가 지난 2월 1년 만에 동결한 뒤 현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지고,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는 금융위원 전원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내 금리인하 전망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 2.7%를 기록했지만, 8월을 기준으로 올라가 연말에는 3% 내외로 움직이고, 내년에는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근 좋지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 목표인 2%를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인하를 논의할 것이고, (금리인하가)연말이 될지 시기를 못 받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금통위원들은 향후 금리운영 전망에 대해 인하보다는 인상에 무게를 뒀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향후 금리운영 전망에 대해 당분간 현 3.5%를 유지하는 한편, 향후 금리운영에 대해선 6명 모두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