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파수, 제4 이통사에 준다

정부, 통신3사 독과점 체제 해소
신규사업자에 28㎓ 주파수 할당
자체 상품 개발 ‘풀MVNO’ 육성
시장경쟁 활성화 메기 역할 기대

제4 이동통신사에게 700㎒·1.8㎓·3.7㎓ 등 황금주파수를 공급하고,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등 역대급 유인책이 마련된다. 알뜰폰 도매의무를 상설화하고, 체급이 큰 풀MVNO를 육성해 제4 이통급 메기로 키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 독과점 해소를 위한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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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통신 3사 체제가 고착화되면서 통신시장 요금·마케팅 경쟁이 약화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통신 이권카르텔 해체를 주문했다.

이날 제시된 정책 핵심은 신규 통신사업자 진입이다. 신규사업자에게 28㎓ 대역 전용주파수와 700㎒ 또는 1.8㎓ 대역을 앵커(제어용)주파수로 공급해 전국망 구축에 활용가능하도록 했다. 5G 황금주파수로 평가받는 3.7㎓ 대역 공급도 검토한다. 할당대가를 최저 수준으로 제공하는 한편, 1년차 납부액을 기존 25%에서 10%로 줄여 신규사업자 재정부담을 완화한다. 최대 4000억원 정책금융과 세제혜택까지 제공한다. 네트워크 미구축 지역에서는 기지국은 물론 코어망까지 타사 망을 이용가능하도록 로밍을 제공한다. 신규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도 완화할 방침이다.

차선책도 마련했다. 신규 사업자를 찾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기존 통신사 경쟁자인 알뜰폰을 집중 육성한다. 도매제공 의무제도를 상설화, 알뜰폰 사업자의 장기 사업계획을 지원한다. 도매제공 의무 상설화는 유력 기업이 알뜰폰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자체설비 보유 사업자, 다량 가입자 보유 사업자 등이 데이터를 대량으로 선구매할 경우 할인폭을 대폭 확대한다. 이통사 요금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풀MVNO'를 육성, 제4 이통급 메기로 키우기 위한 조치다. 전체 알뜰폰 시장의 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점유율 규제에서 완성차 회선을 제외한다. 자회사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핸디캡'으로 다른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또, 과기정통부는 기존 통신사간 경쟁활성화를 위해 초고속인터넷의 약정기간 후반부 위약금을 인하하고, 휴대폰 선택약정 할인제도가 1년 단위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 최적요금제를 연 2회 이용자에 고지하고, LTE와 5G 단말을 자유롭게 선택가능하도록 한다. 판매점 자체 지원금 기준은 30%로 상향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은 향후 통신정책의 로드맵”이라면서 “통신시장 경쟁구조를 개선하고 요금·마케팅·투자 등 시장 전반 경쟁이 활성화돼 국민에게 편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