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통신, 이제는 판을 키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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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상반기 통신시장 핵심 이슈였던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이 발표됐다. 경쟁촉진방안은 신규 통신사업자 진입과 알뜰폰 경쟁력 강화 등이 골자다. 통신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방안이 총망라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 상반기 내내 '당근과 채찍' 중 독과점을 깨기 위한 강력한 채찍을 만드는 데 몰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반기가 채찍의 시간이었다면, 하반기는 당근의 시간이 돼야 한다. 통신 산업이라는 판을 키울 정책을 개발하는데도 고민과 역량을 투입했으면 한다. 물론 경쟁촉진방안에도 5G 공동망활성화와 6G 연구개발(R&D) 지원, 광케이블 활성화 등 지원방안은 포함됐다. 대부분 기존 정책 연장선이다.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위한 구조적 고민이 필요하다. 판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선 제값받기다. 구글, 넷플릭스는 한국 통신사가 구축한 통신인프라를 이용하고도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과기정통부는 복잡한 외교 관계 문제로 망 이용대가 정책에 신중하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뿐 아니라 구글·넷플릭스의 고향인 미국에서도 망 이용대가 부과 논의가 활발하다. 시장의 관리자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제값받기 정책을 가동해야 한다.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 생태계 참여자에게 수평규제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디지털서비스법'은 지난해말 맛배기만 보여줬다가 경쟁활성화 논의에 묻혔다. ICT생태계 참여자의 관계를 규정하고, 서비스에 따라 일관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산업 성장을 위해 필수다.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채찍과 당근은 같이 가야 한다. 제4 이동통신 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산업으로서 통신시장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통신산업 판을 키워야 시장 참여자가 많아지고, 경쟁도 활성화될 수 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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