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열량단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NG 열량단가는 가스공사가 해외에서 LNG를 수입하는 가격으로, 발전사들이 한국전력공사에 전력을 판매하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전이 올해 여름철 전력판매 성수기를 앞둔 가운데 SMP가 다시 상승해 한전 경영에 부담을 줄 지 우려된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가스공사의 LNG 열량단가는 Gcal 당 9만5743원으로 전달 대비 3.5% 상승했다. 가스공사의 LNG 열량단가는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MP도 지난 5월까지 ㎾h 당 100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한전의 적자 부담을 더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달 SMP가 소폭 상승했고, 이달 들어 7개월 만에 LNG 열량단가가 상승하면서 SMP 가격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여름철 전력수요가 상승하는 것에 대비해 LNG 물량을 확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여름은 적자에 시달리는 한전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분기점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LNG 열량단가와 이에 따른 SMP의 상승폭에 촉각이 쏠린다. 통상 여름철은 냉방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한전이 전력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7·8월에는 SMP가 ㎾h 당 200원 내외를 기록하면서 한전이 7조530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력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악화하면서 '성수기'인 여름철에 오히려 적자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올해 여름철은 한전의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할증 효과 등으로 '역마진'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중순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8150억원으로 예상했다. 2021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SMP가 급격히 상승하면 흑자 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전은 지난 5월 24일 기준 채권을 누적으로 78조1920억원을 발행할 정도로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흑자 전환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전환할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한전은 올해 3분기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연간으로는 7조원 규모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전은 2021년 5조8601억원으로 코스피 기업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2조6034억원으로 매출(71조2719억원)의 45%를 웃도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