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업계 “최저임금 결정에 기업생존·일자리 고려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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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김문식 중소기업중앙회 최저임금특별위원장이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논의가 답보 중인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최저임금 동결을 호소했다. 고금리·고물가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최저임금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입장이다. 업종·규모별 현실을 고려한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 필요성도 제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와 최저임금 특별위원회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에서 2024년도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촉구하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은 최저임금의 주요 지급주체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 15개 업종별 협동조합·협회 대표는 열악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상장 국면에 따른 경기침체와 공공요금 인상, 고물가로 인한 생산비용 급등으로 많은 중소기업이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기업 생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연평균 각각 2.47%, 1.56% 오른 사이 최저임금은 연평균 7.14% 급등했다. 최저임금 절대 수준이 높아지면서 1%의 인상도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 중소기업계 주장이다.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수퍼마켓, 편의점, 주유소 등 서비스업은 높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영업시간 조정 등 서비스 축소로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주휴수당까지 최저임금에 부담을 끼쳐 초단시간 근로자 활용이 늘어나면서 근로자는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구조에서 중소기업 비중은 99%를 차지하지만 영업이익은 26.5%에 불과할 정도로 지불능력 격차가 큰 현실도 최저임금 인상 부담 요인이다.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16.82%로 대기업 9.07%의 약 두 배의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29.6%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오선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현장에서 기능공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미숙련 근로자에게 기회를 줄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장 고령화와 숙련인력 부족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중기업계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 중기중앙회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16.4%)은 약 15만9000개, 2019년 인상(10.9%)은 약 27만7000개 일자리를 감소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업계는 인건비 급등으로 로봇팔과 같은 자동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자동화·무인매장 확대로 결국 고용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업의 생존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되도록 동결 수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식 중기중앙회 최저임금 특별위원장은 “이번에는 도입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던 업종별 구분적용이 무산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실망이 크다”면서 “가장 어려운 업종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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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김문식 중소기업중앙회 최저임금특별위원장이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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