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명 ‘EU11W’ KC인증 획득
친환경 차별화…시장 재편 노려
삼성도 상표권 등록…진출 모색
국내 중소가전 새 격전지로 부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 규모 LG전자가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출한다. 친환경·초프리미엄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워 시장 재편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음식물처리기 시장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중소가전 시장 공략이 가속화된다.
LG전자는 이르면 연내 출시를 목표로 음식물처리기를 개발 중이다. 최근 모델명 ‘EU11W’으로 KC인증까지 획득, 연내 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구체적인 제품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LG전자 모터 등 가전 핵심 기술을 활용한 분쇄 건조형으로 출시가 유력하다.
계열사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트리플W의 기술 접목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리플W는 음식물 쓰레기를 젖산과 폴리락트산(PLA) 등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 3월 트리플W의 1650만달러(약 215억원) 규모 시리즈B 펀딩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넘어 배출물까지 재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음식물처리기로 차별화를 꾀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디자인과 편의성을 강조, 초프리미엄급으로 제품을 포지셔닝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기업이 이미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과 경쟁한다는 인식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음식물처리기도 LG전자 프리미엄 라인업인 ‘오브제컬렉션’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와 연동, 모바일 기기로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꾸준히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8월 조주완 대표와 20대 대학생들로 구성된 ‘디자인크루’간 소통 자리에서도 미래형 음식물처리기 콘셉트를 논의하는 등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해 왔다.
가전 시장은 지난해부터 냉장고, TV, 에어컨, 세탁기 등 대형 제품 수요 둔화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음식물처리기처럼 성장세를 보이는 신규 영역 진출 필요성이 절실해 졌다.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2021년 20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으로 약 5배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 국내 음식물처리기 보급률이 5%가 채 안된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은 더욱 높다.
LG전자 측은 “출시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첫 음식물처리기 출시는 4분기가 유력하다.
LG전자까지 참전을 앞두면서 음식물처리기는 국내 가전 시장 새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시장은 스마트카라, 에코체 등 중소기업이 시장 점유율 70% 이상 차지하며 주도한다.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SK매직, 휴롬, 팅크웨어 등 대·중견기업까지 연이어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도 2020년 ‘더 제로’라는 음식물처리기 관련 상표권을 등록한 후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구도는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