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재창당을 앞둔 정의당의 새로운 비전에 ‘기후위기’를 중심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1대 총선에 대한 비례대표 선출 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대가 진보정당에게 요구하는 정체성과 비전을 뚜렷하게 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직시하고 사회생태국가로의 전환을 비전으로 삼겠다”며 “사회생태국가와 녹색돌봄국가로 재정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의 경계를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은 양당정치의 철벽을 뚫고 성장한 제3 정치세력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의 광풍 속에서 굴하지 않았다”면서 “노동과 녹색 정치 세력을 중심으로 시민단체, 제3정치 세력과 통합·연대를 모색하겠다. 신당 추진은 이러한 부분이 가시화되면 통합·합당을 통해 거듭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 중인 일부 신당 창당 세력과의 연대에는 선을 그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나 금태섭 전 의원 등이 각각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거나 이를 고려 중이다.
이 대표는 “기득권 양당 체제를 뛰어넘겠다는 세력을 만날 것”이라면서도 “거대 양당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한 당이 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 진행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이 대표는 “양 의원과 금 전 의원 등이 신당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실체를 알지 못한다. 그들이 살아온 궤적 등을 볼 때는 함께 하는 건 회의적”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양당에 대한 반대를 중도층 결집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데 정체성이 중도층으로 형성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중도층은 자신들의 욕구와 요구를 대변하는 선택지가 없어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오는 22대 총선의 당내 비례대표 선출 기준을 바꾸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의당의 위기가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1대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의당이 생각한 주요 시대적 과제는 심각한 피해를 본 청년 계층을 대변하고자 한 것”이라며 “다음 총선은 녹색·노동 위기 대응이라는 비례대표 선출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 중인 ‘해체 후 재창당’에도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가능하지 않은 주장이다. (재창당과 관련한) 과도한 제안들에 대한 우려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이견이 전국위를 통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정의당은 이견을 토론·조정하고 결정된 것에 대해 민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