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NFC) 이어 QR결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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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결제
카드·밴·간편결제사 협의체 구성
한국형 규격 제정 하반기 서비스
폰 기종·인증 상관없이 지급결제
NFC 진영과 주도권 경쟁 본격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애플페이에 이어 국내 QR 결제 시대가 열린다. 카드사 등 지급결제 핵심 축들이 손잡으면서 국내 QR결제 활성화에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간편한 비접촉 방식인 QR결제가 보편화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씨카드가 2018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실적이 미미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 카드사와 밴사, 간편결제사가 모여 ‘EMV QR’ 협의체를 본격 가동했다. 한국 독자 QR규격을 제정, 올 하반기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협의체 사이즈도 키워 전국 모바일 결제망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추가 참여 의사를 타진한 밴사를 협의체에 포함시키고, 추가 의향을 가진 핀테크사 등 기업이 참여를 희망할 경우 배제하지 않고 협의체에 포함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QR 규격 개발이 마무리되고, 추가 밴사까지 참여하면 전국단위 QR결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QR결제는 스마트폰이 흑백 2차원 바코드를 읽어 거래정보를 식별하고 온라인에 접속해 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방식은 주로 매장에서 제공하는 QR를 소비자가 직접 스캔하는 MPM방식과, 반대 방식인 CPM 두 가지가 일반적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은 이미 간편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았지만 국내는 사용이 미미하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상용화됐지만, 활성화에는 실패했다. 실제 비씨카드가 공개한 QR결제 건수 비중을 보면 85.2%가 편의점에서 사용되는 등 사용처가 편중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카드업계가 2019년 ‘카드사 공동 QR페이’를 추진했으나 규격제정 갈등 때문에 결국 두 진영으로 갈라서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런 사이 해외에서는 QR결제가 급성장했다. 별도 단말기 구비 없이도 QR코드 만드는 것만으로 간편한 모바일 결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식당 테이블 위, 길가 노점상, 대중교통, 자판기까지 모두 QR코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QR결제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24년 디지털 상거래 결제액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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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NFC결제 차이

카드사, 밴사, 간편결제사 등 국내 지급결제 핵심 축들이 QR결제 활성화에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 그간 국내에서는 삼성페이가 모바일 결제 주도권을 잡고 있었지만, 애플페이 등장으로 마그네틱 결제와 NFC결제 진영으로 양분됐다.

다만 이들 결제 방식의 경우 일부 스마트폰과 일부 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QR결제는 스마트폰 기종과 결제 단말기 인증에 관계없이 언제든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QR결제 활성화는 그간 단말기 제조사에 종속되던 지급결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특정 스마트폰, 별도 단말기 없이도 어디서든 QR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간편결제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