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UNEP)이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로 ‘플라스틱 오염 퇴치’를 선정했다. 인류에 편리함을 선사한 플라스틱이 쓰레기로 범람해 전 세계 생태계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불편한 진실을 알렸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은 2000년 2억3400만톤에서 2019년 4억6000만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060년 3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UNEP는 매년 14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수중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위기는 기후 위기와 함께 당장 해결해야 할 인류 공통과제다. 지난해 11월 160여개국 정부대표단은 제1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1)를 열고, 내년까지 플라스틱 관련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타결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국정 목표로 내건 한국 정부는 최근 마지막 협상 회의인 제5차 회의(INC-5)를 유치했다. 온실가스 감축 관련 파리협정에 이어, 전 세계가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 환경협약이 한국에서 발표된다.
세계 첫 플라스틱 국제협약 의장국인 한국은 과감하면서도 현실성 있고 모든 국가가 동참할 수 있는 어젠다를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한다. 전 세계 골칫거리로 전락한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우리가 리더십을 가질 만한 주제다.
최근 경제성장과 함께 폐플라스틱이 급증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수요가 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 원료로 재활용해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일회용품 감축을 넘어 플라스틱을 온전하게 재활용하고 재생원료·대체재 산업 육성을 위한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의 고부가가치 소재로의 대전환은 개도국에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기회를 줄 것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