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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합리적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알뜰폰(MVNO) 규모 경제 확보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자체 전산설비를 갖춘 완전(Full) MVNO 사업자 출현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 도매대가 산정방식 개선과 5G 요금 도매대가 인하 등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맡은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알뜰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는 규모 경제를 갖춘 사업자는 부재한 상태”라며 “단순 재판매 중심의 중소 알뜰폰 산업을 혁신시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하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기간 연장과 도매대가 관련 고시 개정 등 알뜰폰 활성화에 초점을 둔 과감한 제도 개선책이 담겨야 한다는 주문이다.

황성욱 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알뜰폰이 이동통신사와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사업자가 되려면 교환기, 종합과금설비 등 설비 기반 풀MVNO가 나와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지금의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소매 단가에서 회피가능비용을 차감하는 ‘리테일 마이너스’ 방식에서 망 원가에 적정 이윤을 추가하는 ‘코스트 플러스’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 제4항에 따르면 도매대가 산정은 소매요금에서 마케팅·고객관리(CS) 비용 등 회피가능비용을 차감해 정한다. 이 경우 요금 결정권이 이통사에 있고 도매대가도 높다. 반면 코스트 플러스는 통신망 원가에 최소한의 이자비용만 더해 도매대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망 구축에 따른 감가상각이 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도매대가가 낮아질 여지가 생긴다.

황 부회장은 “코스트플러스 방식으로 변경하면 설비 투자비를 보전받을 수 있어 풀MVNO 사업자가 출현할 기반이 마련된다”면서 “이를 통해 자체 전산 설비를 갖추고 데이터 중간 도매상 역할을 하는 이동통신망 재임대(MVNE) 사업자 진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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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미디어연구소)

5G 시장에서 알뜰폰 역할을 높이기 위한 도매대가 인하 필요성도 제기됐다. LTE에서 알뜰폰 점유율은 26%까지 늘었지만 5G 점유율은 0.7%에 그친다. 5G 도매대가율이 60%를 웃돌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요금제를 내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성진 숭실대 교수는 “일부 이통사는 결합할인 소매 요금과 알뜰폰 도매대가가 유사한 수준”이라며 “대용량 데이터가 보편화된 5G 시장에서도 알뜰폰이 이통사 요금제와 차별화할 수 있는 도매대가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LTE와 마찬가지로 5G에서도 1Mbps 제한속도(QoS) 도매제공 의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최신 스마트폰이 5G 단말으로만 출시되는 경향을 반영해 알뜰폰 LTE 요금제 신규 개통도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실장은 “소비자가 통신 경쟁촉진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알뜰폰과 이통사의 실질적 경쟁과 공생, 역할 분담이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알뜰폰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도매제공의무와 도매대가 인하 등 적극적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설비 투자와 풀MVNO로 나아가려는 사업자에 대한 유인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경쟁활성화 측면에서 알뜰폰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수익배분 비율을 조정하고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