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업종별 차등적용 도입에 힘을 보탰다. 소상공인들은 예년 수준의 인상만 이뤄져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길 것이라며 최저임금 동결을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1만2000원까지 인상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인상 여부부터 산정방식까지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7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지난해처럼 5%만 상승해도 1만원을 돌파하게 된다”면서 “이번 조정에서는 업종별 구분 적용 등 소상공인 요구 사항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장관의 방문은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구분적용 등 소상공인의 최저임금 관련 현안 건의를 중점적으로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장관은 “만약 내년도 최저임금이 일방적으로 결정된다면 대부분 소상공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음식, 숙박, 농업 분야처럼 지불 능력이 약한 업종일수록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은 코로나19 이후 영업이익은 15.2% 감소했고 대출액은 10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소상공인이 한계상황에 몰려있다”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 장관에게 건의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 미만률이 낮은 분야를 중심을 3~4개 선별해 고용기금을 주는 식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은 날로 격해지는 분위기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이다. 인상률이 3.95% 이상만 돼도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긴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막기 위한 경영계와 노동계 의견 대립이 첨예한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 역시 차등 적용과 관련한 쟁점을 사안별로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에서는 올해 대비 24.7% 인상된 1만2000원까지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동결 주장과 격차가 크다. 민간 경제연구원 파이터치연구원에서는 이날 내년 최저임금 24.7% 인상 시 19만 자영업자가 1인 자영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쟁점은 인상 수준 뿐만이 아니다. 지역별 차등적용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지난 6일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8일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결론이 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인상 여부 결정은 물론 차등 적용에 대한 논의가 진전을 보일지 여부도 미지수다. 전체회의 파행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최임위 근로자 위원 가운데 1명인 김준영 한국노총 사무처장이 현재 구속으로 참석이 불가능해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