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OLED TV’ 한배 탔다

삼성, 83형 전파인증…9월께 공개
LGD ‘화이트올레드’ 패널 탑재
초대형 수요 타깃…주력 라인업
글로벌 공략·수익 개선 지렛대로

삼성전자가 이르면 9월 LG디스플레이의 83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공개한다. 지난 수년간 협상 끝에 ‘삼성-LG OLED 동맹’이 실현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83형 OLED TV ‘KQ83SC90A’ 모델에 대한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인증을 완료했다. 통상 전파인증 후 3개월 이내 출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하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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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OLED TV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첫 83형대 OLED TV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5·65형에 이어 올 초 77형 모델까지 내놨다. 최근 OLED TV 시장에서 초대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77형과 새로 출시하는 83형을 주력 라인업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83형 OLED TV는 처음으로 삼성이 아닌 LG디스플레이 화이트올레드(WOLED) 패널을 탑재한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WOLED 일부 물량을 삼성에 공급했다. 현재 국내외 디스플레이업체 가운데 83형 OLED 생산능력을 갖춘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83형뿐 아니라 77형 TV용 OLED 패널도 LG로부터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초도 물량은 50만 내외 수준으로 전해졌다. 내년에는 200만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의 연간 OLED TV 출하량이 50만대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는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의 OLED 동맹은 글로벌 OLED TV 시장 공략이 시급한 삼성전자와 수요둔화 해소,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LG디스플레이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OLED TV 시장 확대에 맞춰 공급량을 늘려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QD)-OLED 생산능력이 150만대 수준에 불과한 점이 LG디스플레이와 손잡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OLED 패널 수급의 숨통을 트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55·65형 OLED TV 출시 이후 판매 지역을 전 세계로 확대했지만 생산량이 적어 점유율 확대에 애를 먹었다.

올해 들어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패널 수율이 일부 개선된데다 77형 출시 등 라인업 확대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2분기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4.8%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배 가까이 뛴 11.9%로 성장했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로부터 77·83형 패널까지 공급받을 경우 LG전자의 가장 큰 경쟁자로 부상하는 동시에 OLED TV 시장 파이를 함께 키우는 그림이 그려진다.

삼성전자는 83형 신제품을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공개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다만 정식 출시는 연말 또는 내년으로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양사간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제품 완성도를 높일 기술 보완과 출시 전략 등 검토 사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1분기에 내놓은 77형 OLED TV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네오QLED 98형 등 삼성 TV 라인업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패널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정해진 것은 없다”며 “전파인증을 받은 제품도 프로토타입일 가능성이 있어 출시 일정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