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반도체 구조 혁신에 나선다. 반도체를 구동하는 전력을 웨이퍼 후면에서 공급하는 차세대 기술인 ‘후면 전력 공급’을 구현했다. 업계 최초 성과로 내년 상용화하는 2나노 공정 반도체에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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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후면 전력 공급 기술 ‘파워비아’ 개념도

인텔은 최근 테스트칩으로 인텔 후면 전력 공급 기술인 ‘파워비아’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후면 전력 공급 기술을 구현한 건 인텔이 반도체 업계 최초다. 인텔은 차세대 컴퓨팅용 반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성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작동하려면 전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회로가 그려진 웨이퍼 전면에 배선을 적용, 전력을 공급했다. 이른바 전면 전력 공급 방식이다.

전면 전력 공급은 신호를 전달하는 회로와 전력 공급 배선이 같이 배치돼 많은 면적을 차지했다. 경박단소해야 하는 반도체에 부담을 준 것이다. 또 전면 방식은 신호와 전력 배선이 혼용돼 노이즈가 발생하기 쉽고 반도체 성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압 강하 문제도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력 공급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 후면 전력 공급이다. 웨이퍼 뒷단에서 전력을 공급해 신호와 전력 배선을 분리한 것이 핵심이다. 전력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인텔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 웨이퍼를 얇게 만들어야 하고 전력 공급을 위한 나노미터 수준 실리콘관통전극(TSV)이 필요한 고난도 기술이라 실제 구현은 더뎠다.

인텔이 기술 구현에 성공하면서 차세대 반도체 경쟁력 강화가 주목된다. 인텔에 따르면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구현한 반도체 칩(다이)에서 90% 이상 셀 활용도를 보였다. 인텔 측은 “성공적으로 후면 전력 공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반도체 셀 밀도를 높여 비용 절감 효과도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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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비아 구조도 - 인텔 후면전력공급 기술 ‘파워비아’(오른쪽)는 신호 배선과 전력 공급 배선을 분리했다. 전력 공급 배선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한 구조.

인텔에 따르면 자체 테스트 결과 전압 강하를 30% 개선하고 칩 클럭 속도는 6% 향상됐다. 반도체 미세화에 따른 발열 문제 역시 파워비아 테스트 칩에서는 상당 부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내년 상반기 인텔 20A 공정부터 파워비아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인텔 20A는 2나노미터 수준의 반도체 제조 공정이다. 인텔은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리본펫’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 리봇펫은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의 인텔 명칭이다. 파워비아와 리본펫을 앞세워 TSMC와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공정을 빠르게 추격한다는 것이다.

벤 셀 인텔 기술 개발 부문 부사장은 “시험 공정과 후속 테스트 칩을 사용해 선도적인 공정에 적용될 후면 전력 공급의 각종 위험성을 제거했다”며 “후면 전력 공급 기술을 경쟁사 대비 한 발 먼저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됐으며, 2030년까지 단일 패키징에 1조개 트랜지스터 탑재라는 목표 달성에 주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오는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세계 3대 반도체학회 ‘VLSI 심포지엄 2023’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