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용으로 삼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현대차가 자사 차량 메인 디스플레이에 삼성 OLED를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뚜렷한 협력 모델이 없었던 두 그룹 사이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분다.

삼성과 현대차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지만 협업을 놓고 보면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과거 각각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에서 경쟁했던 탓인지 이렇다할 파트너십이 없었다.

다행히 3세 경영시대로 접어들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다.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여러차례 만나면서 미래 기술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깊이있게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협업 논의는 2021년 현대차 아이오닉5 디지털사이드미러용 삼성 OLED 공급에 이어 제네시스 메인 디스플레이 채택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낳았다. 삼성과 현대차 모두 미래차 분야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의 의미는 남다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협력이 지속가능한 성공모델로 이어지길 바란다. 두 회사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더해진다면 단순히 두 기업의 이익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계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장 이들을 둘러싼 수많은 국내 협력사에 동반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 삼성, 현대차 모두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주춤하고 있는 수출 산업이 활기를 되찾는데도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들려온 국내 굴지 기업 간의 협력 소식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