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글로벌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조건없이 승인했다.
공정위는 MS의 블리자드 인수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30일 밝혔다.
MS는 지난해 1월 블리자드 주식 전부를 687억달러(한화 약 90조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고한 바 있다.
이번 기업결합은 콘솔(Xbox)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MS가 콜오브듀티 등 인기 게임을 보유한 게임개발사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것으로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의 인기게임을 자사 게임서비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를 집중 심사했다.
공정위는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보급하는 게임의 합산 점유율이 작고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인기가 높지 않아 경쟁자를 배제할 정도의 봉쇄 능력이 없다고 봤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점유율은 70~80%인 반면 엑스박스의 점유율은 0~10% 수준이다. 때문에 공정위는 오히려 이번 기업결합으로 콘솔 시장의 경쟁이 촉진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도 경쟁을 제한할 우려는 없다고 봤다.
클라우드 게임 배급 시장의 경우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클라우드 게임의 합산점유율이 4~6% 수준으로 낮고 블리자드 외의 다수 배급사들이 인기 게임을 공급하고 있어 대체공급선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의 경우 MS의 점유율이 60~70% 수준으로 높고 진입장벽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서는 블리자드 게임의 인기가 높지 않아 경쟁이 제한되더라도 이용자 증가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국내 시장은 콘솔 게임보다는 PC게임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콘솔 게임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MS보다 PC게임을 제공하는 엔비디아의 확장성이 크다고 봤다.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영국과 미국에서 제동을 건 상황이어 빅딜이 최종적으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유럽연합(EU)에서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생긴다고 보고 MS가 블리자드 게임을 향후 10년간 경쟁 클라우드 게임사에도 로열티 없이 제공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자국 회사인 소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승인했으며, 중국과 브라질, 칠레 등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조건 없이 인수를 승인했다.
임경환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국가별로 판단이 다른 것은 나라별 게임시장 상황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