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에 전자의무기록(EMR)과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제공하면서 원격진료 솔루션을 갖춘 전문 기업들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둘러싼 의료계와 플랫폼 업계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조용히 사업을 준비하거나 준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EMR 솔루션 공급사인 비트컴퓨터, 이지케어텍 등이 기존 원격진료솔루션을 바탕으로 비대면진료 시장 진입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이들은 EMR를 포함한 병원정보시스템을 국내 병·의원에 공급해온 이 분야 전문기업이다. 기업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원격의료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국내외 정부 시범사업에 활용하거나 해외 수출한 사례를 다수 보유했다.
현재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EMR와 연동되지 않아 의사가 별도로 EMR에 진료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EMR 기업이 직접 비대면진료 솔루션을 제공하면 EMR와 연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비대면진료에 특화한 환경을 갖추는 등 진료 편의가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트컴퓨터는 오래전부터 비대면진료 기술을 갖추고 몽골국립의료원에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해외 의료기관에 공급사례를 다수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추진한 다양한 시범사업에 참여해 섬, 군부대 등에서 비대면진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전화예약관리 솔루션 기업 플루닛과 의료기관 AI 전화예약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하는 등 비대면진료 연관 시장에 일찌감치 대응하고 있다. 플루닛과는 AI 상담사를 이용한 전화예약관리로 단순 상담업무를 줄이고 예약환자 부도율을 낮추는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지케어텍은 기존 보유한 차세대 원격의료솔루션 ‘이지온더콜’ 활용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추후 국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정식 사업으로 전환되는 등 변화에 따라 이지온더콜 활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온더콜은 병원정보시스템에 임베디드돼 의무기록 실시간 작성, 검사결과 등을 간편하게 조회하고 환자와 공유할 수 있는 고도화된 비대면의료 솔루션이다. 사우디 국가방위부에 이지온더콜을 수출하는 등 해외 공급 사례를 확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비대면진료가 시범사업 단계이고 갈등 요소가 해소되지 않아 추이를 지켜보는 단계”라며 “오랫동안 해외 병원, 국내 격오지 등을 위한 원격의료 기술에 투자해온 만큼 비대면진료 시장에서도 축적한 노하우를 발휘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