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 기술로 꼽히는 애그테크(Agtech)도 투자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고금리·고물가로 수익성에 의문부호가 붙으며 1분기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가 90% 이상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애그테크 스타트업 투자는 횟수로 14건, 금액으로는 7580만달러(약 99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전 분기 대비 70% 줄었다.
농업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 작물 재배를 최적화하는 애그테크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농업 노동력 부족과 식량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주목받았다. 미국 스마트팜 기업 플렌티의 4억달러(약 5270억원) 시리즈E 투자 유치를 비롯해 지난해 1분기에만 46건, 8억7950만달러(약 1조1590억원) 규모 투자가 단행됐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비용이 증가하고 금리 상승도 지속되며 상황이 뒤바뀌었다. 투자가 위축되면서 현금 운용 여력이 떨어진 스타트업은 규모 축소에 나서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에만 5개 스마트팜 기업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파산을 선언했다. 카타르 투자청 등으로부터 2억달러(약 2630억원) 투자를 유치했던 독일 인팜은 지난해 말 직원 200여명을 해고했다. 생산성 극대화를 입증한 우량 스마트팜 기업만이 향후 투자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렉스 프레드릭 피치북 수석 애널리스트는 “VC 자금 지원이 줄어들고 이자율이 상승하는 환경에서 애그테크 기업은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