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미국 뉴욕주에서 폭설에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 9명에게 한국 음식과 잠자리를 내어 준 훈훈한 사연의 주인공, 미국인 부부가 모든 일이 ‘인연’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폭설이 내린 버펄로 거리를 찾은 것도, 그들을 초대한 자신들이 한국 요리를 좋아해 집에 한국 식재료를 한아름 쌓아 둔 것도 모두 운명이었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한국을 여행한 알렉산더 캠파냐 부부의 방문기를 소개했다.
앞서 캠파냐 부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뉴욕주 버펄로에서 폭설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 9명을 구해줬다. 특히 부부가 부엌에 구비해둔 한국 식재료로 제육 볶음을 만들어 먹으며 한국인 관광객들과 연말 파티를 즐겼다는 훈훈한 소식이 국내에도 전해지면서 화제가 됐다.
부부가 부엌에 고추장과 고춧가루, 간장, 참기름 등 제육볶음을 만드는 데 필요한 조미료를 모두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평소 한식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부부는 이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지만, 7년 전 첫 데이트의 식사 메뉴로 버펄로 한식집의 비빔밥과 돼지고기 볶음밥을 선택하고 한국 요리 관련 영상을 찾아보는 등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광공사는 캠파냐 부부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열흘간의 한국 여행을 준비했다. 한국을 찾은 부부는 자신들이 도왔던 한국인들과 다시 만나고는 “가족들과 재회한 것 같다”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캠파냐 부부는 그날 일에 대해 새로운 해답을 내놓게 됐다.
부인 안드레아(43) 씨는 “폭설에 갇힌 한국 관광객들이 어떻게 버펄로 거리를 찾았고, 때마침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조미료까지 갖춘 집에 도움을 청하는 일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인연’이라고 자답했다.
또한 ‘정’(情) 이라는 단어도 배운 캠파냐 부부는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정을 느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