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폰을 수리해 판매하는 ‘리퍼폰’ 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도 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2년 리퍼폰 시장이 전년대비 5%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대비 12%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줄어 드는 대신 리퍼폰으로 소비자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카운터포인트는 분석했다.
리퍼폰은 중고폰을 수리하여 재판매하는 제품이다. 공장에서 정식 생산된 제조사의 신품과 품질이 유사하면서도 가격은 30~50% 저렴하다. 유사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 가능한 점때문에 특히 아이폰을 처음 구매하는 이용자에게 리퍼폰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리퍼폰 전문업체들은 1년 이상 무상수리 보증까지 자체 제공한다.
리퍼폰 시장은 작년의 불황을 이겨내고 4년 연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품의 대체 시장으로 부각되면서, 신규 시장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폰은 리퍼폰 성장의 주역으로, 저가폰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최신 아이폰을 선뜻 사지 못하는 소비자가 저가폰 대신 리퍼 아이폰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 2022년 리퍼폰 시장에서 애플은 지난해보다 4%포인트(p) 상승한 4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품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은 18%로 2위를 차지했지만 리퍼폰을 포함하게 될 경우 삼성과 공동 1위가 된다는 분석이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실제 400~800달러 신품 아이폰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시장의 수요를 리퍼 아이폰이 차지하고, 삼성과 샤오미 등 안드로이드 진영과 경쟁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시장이 커지면서 400~800달러 가격대의 제품 수요도 같이 커지고 있는데, 리퍼폰이 이 시장의 아이폰 사용자 니즈를 충족해주고 있어 지속 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