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산업용과 일반용 전력 판매량이 2년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내수 경기가 동시에 부진하면서 전력 판매량이 감소했다. 또 주택용과 교육용 등 기타 전력 판매량도 따뜻한 날씨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력 판매량도 전년 대비 지속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17일 한전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3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2만4293GWh로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2020년 10월(-4.7%)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9월(-2.2%), 11월(-1.9%), 12월(-1.5%), 올해 1월(-0.8%)에 지난 3월에도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감소했다.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통상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우리나라 제조업 경기와 수출 수준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수출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은 55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특히 전력을 다량으로 소비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5% 하락했다. 또 디스플레이(-41.6%), 석유화학(-25.1%), 철강(-10.7%) 등 대표 전력 다소비 품목 수출도 전년 대비 급격히 줄었다.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전력 판매량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전체 전력 판매량도 4만4095GWh로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했다. 전체 전력 판매량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 판매량과 함께 일반, 주택, 기타 등 다른 용도별 전력 판매량도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일반용 전력 판매량은 9983GWh로 전년 동기 1.8% 감소했다. 이 역시 2020년 10월 6.2%가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3월 일반용 전력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8%나 상승한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주택용 전력 판매량은 5977GWh로 전년 동기 대비 4.0%, 교육용·농사용·가로등·심야 등 기타 전력 판매량은 384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줄었다. 3월 들어 급격하게 따뜻해진 날씨와 기저효과,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전 관계자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줄었고, 따뜻한 날씨도 영향을 줬다”면서 “지난해 3월 이례적으로 전력판매량이 높았던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