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 생태계, 지금이 골든타임]〈6〉디지털정부수출, 대중소 동반 진출 물꼬 터야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는 지난달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전략을 발표하며 수출 의지를 밝혔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앞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관심을 보인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과거 전자정부 수출국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업계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수출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대중소 상생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디지털플랫폼정부 수출, 다시 회복세 기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전자정부 수출액은 5억762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자정부 수출액 5억달러 돌파는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2010년 중반 이후 전자정부 수출은 하락세였다. 2016년 2억6900만달러, 2017년 2억3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2019년에 다시 3억달러를 넘은 후 2020년 4억4900만달러에 이어 2021년 5억달러까지 돌파하는 등 3년 연속 성장을 기록했다.

각국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도입하면서 이 분야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다시 주목받는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인근 동남아 국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북미, 중남미 등 세계 곳곳에 수출 러브콜을 받는 분위기다.

올해 행안부가 업무계획에 디지털정부 수출 6억달러를 목표로 제시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만약 행안부 계획대로 달성된다면 2000년대 전자정부 수출 실적 가운데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해가 될 것이다.

◇껍데기만 수출은 의미없다…대중소 역량 결합해야

디지털정부 수출 탄력세가 기대되지만 실속있는 수출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다.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전자정부 시스템 상당수가 국내서 기구축한 시스템 구성 등을 현지 법률, 상황 등에 맞춰 구축하는 방식이다. 시스템 내 주요 소프트웨어(SW)는 오라클, SAP 등 외국계 제품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상당수다. 몇 년 전 추진된 대규모 수출 사업의 경우도 핵심 SW는 외국계 다른 제품으로 지원했다.

전자정부 수출 컨설팅 업체 대표는 “시스템 수출이라고 얘기하지만 내부 SW는 국산이 없는 경우가 많아 껍데기만 수출한것과 다름없다”며 “SW 수출이 함께 이뤄져야 유지보수 등 후속 사업도 연속 가져가고 이익도 남게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중소 협력이 중요하다.

또 다른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혼자 해외수출을 담당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대기업이 전체 사업 기획을 담당하고 해당 시스템 전문 인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기업과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기술·인력 수급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공SW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시행으로 대기업이 공공SW 사례를 확보하지 못해 해외 진출시 어려움을 겪는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대기업 IT서비스 관계자는 “공공SW 사업에 얼마나 많은 사례와 경험을 확보했는지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중요한 포인트”라며 “제도 시행 이전에 비해 공공 사례 자체가 줄어들어 해외 진출시 평가 등에서 불리하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대기업참여제한제도 적용대상인 상출제 대기업 3사 해외 공공부문에 대한 SW 수출실적은 소폭 등락을 보이지만 제도 시행전인 2009년 6974만달러에서 제도 시행후인 2017년에는 1억7591만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이들 기업 공공SW수출이 제도 시행 후인 2014년 ̄2017년 동안 감소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참조 가능하다고 밝혔다.

◇K-전자정부 위상높이기, 정부와 원팀 이뤄야

정부 지원은 필수다.

디지털정부 수출시 우리나라가 자금을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국가가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 글로벌 사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IBM, 엑센츄어, 딜로이트 등 세계적 기업이 경쟁에 뛰어든다. 베트남 등 지역은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IT 기업까지 경쟁하기 때문에 치열하다.

2020년 LG CNS가 수주한 인도네시아 국세 행정시스템 사업은 정부 지원이 더해져 사업을 수주한 대표 사례다. 당시 총 7개 글로벌 컨소시엄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우리나라 국세청장이 인도네시아 재무부장관에게 추천서를 보내며 정부 지원이 적극 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디지털정부 수출 역량을 보유했더라도 결국 해당 국가와 우호적 관계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며 “우리나라 기업 실력과 신뢰도 등을 정부가 보장해주는 등 글로벌 입찰에서 이기기 위해 업계와 정부가 한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