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차 탑재…‘내재화’ 시동
10Ah 하이니켈 리튬이온 배터리
파우치 타입 용량·성능 고도화
국내 소재·장비 생태계도 구축
현대자동차그룹이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자체 개발했다. 새로운 배터리는 현대·기아차가 내년 출시할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내재화로 경쟁력을 한층 높여 토요타, 혼다 등 하이브리드차 시장 강자에 맞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가 최근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자체 개발, 내년 내놓는 차량에 적용할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부터 제품을 개발했으며 남양연구소 배터리 파일럿 라인에서 제품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추후 본격적인 생산은 협력사를 통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안다”며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에 탑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배터리는 10암페어(Ah)급 고성능 하이니켈 리튬이온 배터리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 니켈 함량을 높인 신소재를 사용했다. 니켈·코발트·망간(NCM)계 소재를 적용해 한정된 공간에서 배터리 에너지 용량을 확대하고 차량 설계 기술을 더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기존 하이브리드차 모델에 최적화된 파우치 형태 배터리 타입을 사용한다.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는 파워트레인에 동력을 전달하며 출력을 내는 특성상 배터리 성능을 고도화하려면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약 30만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으나 토요타, 혼다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직접 개발한 것은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시장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 효과도 노린다. 최근 배터리업계가 전기차(EV)용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확보가 중요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소재, 장비 생태계를 구축한다.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기술 내재화로 친환경 전동화 시장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토요타, 혼다와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본격 대결하겠다는 의미도 깔렸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