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 펀딩을 받아 3년간 진행해온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목표였던 '인공지능(AI) 기반 감염병 자가진단 알고리즘'과 통신 데이터 활용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 개발을 완료했다. 기지국을 활용한 역학조사 효과성도 입증했다.
KT는 성과공유회에서 '모바일 감염병 감시 체계'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대응 기술을 발표했다. 이어 컨소시엄사도 △3차병원 모바일 앱을 활용한 호흡기 감염병 감시(고려대 구로병원) △앱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자가진단 모델(모바일 닥터) △기계학습 기반 코로나19 변이 및 백신이상반응 분석 기법(KISTI) △민감 데이터의 안전한 공유 및 활용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메디블록)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연구 과정에서 KT는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구용 앱 '샤인'을 내놨다. 약 5만명 시민이 이 앱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데이터 수집에 참여했다. KT는 이번 연구를 통해 통신사 기지국 위치를 활용했던 코로나19 초기 역학조사 방식 효과를 확인했다.
샤인 앱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상반기 샤인 앱에 코로나19 PCR 검사결과를 등록한 이용자 중 서로 기지국 커버리지가 겹쳤던 이용자 간 감염률(87.8%)은 그렇지 않은 그룹의 감염률(60.3%)보다 27.5%포인트(P) 높았다. 이로써 사용자 간 기지국 위치는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을 나타내는 유의미한 정보로, 이후 감염 위험 예측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KT와 고려대 구로병원은 '모바일 감시 및 통신데이터 활용 코로나19 확산 예측 분석' 주제 상세 연구결과를 전문학술지에 발표 예정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감염병에 대한 역학조사는 접촉자를 일일이 추적하는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한계가 많았다”며, “향후 닥칠 신종감염병 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KT와 함께 유용성을 입증한 모바일 감시체계와 같이 통신·의료·빅데이터· AI를 융합한 디지털 방역 체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은 “이번 연구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선제적 감염병 대응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라며, “공개한 데이터가 향후 국내외 감염병 대응 연구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