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황지혜 부족한녀석들 대표 "대기업과 차별화된 맥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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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와 동일한 재료와 양조과정을 거쳐 완성해 맥주 고유의 풍미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대기업과 차별화한 다양성과 품질로 승부를 볼 생각입니다.”

황지혜 부족한녀석들 대표는 대한민국 국제맥주대회(KIBA)에서 '어프리데이 페일에일'과 '어프리데이 스타우트'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KIBA는 14개국 69개 브루어리에서 322종 맥주를 출품해 경쟁을 벌였다. 미국 월드 비어컵, 독일 유럽 비어 스타, 호주 AIBA, 일본 IBC 등 세계 4대 맥주대회 심사위원 39명이 수상작을 선정해 권위를 인정받는 행사다.

부족한녀석들은 '논알콜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깬 제품으로 차별화했다. 금메달을 수상한 어프리데이 페일에일은 망고, 패션후룻 등 열대과일의 아로마와 호박색을 띤 아메리칸 페일에일 특징을 그대로 갖췄다. 미국산 프리미엄 홉을 사용하고 발효가 끝난 후 홉을 추가 투입하는 방식인 드라이호핑 공법을 도입해 홉향을 제대로 살렸다. 또 다량의 홉 사용으로 자칫 도드라질 수 있는 쓴맛을 독일산 프리미엄 맥아로 잡아 맛의 밸런스를 맞췄다. 어프리데이 스타우트는 기네스로 대표되는 아이리시 스타우트 스타일로 커피, 초콜릿, 토스트와 같은 묵직한 풍미를 낸다. 부드러운 질감과 쌉쌀한 마무리도 특징이다.

황 대표가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품질이다. 논알콜맥주를 내놓는 제조사는 많지만 맥주 고유의 풍미를 담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제품 모두 수제맥주와 동일한 양조과정을 거쳐 만들어 맥주의 맛과 향을 온전히 담아냈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논알코올맥주만 만드는 양조장이란 아이덴티티를 살려 맛있는 제품을 만든다”고 말했다.

논알콜 맥주는 맥주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한편 음주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장점이 있다. 주세법상 0%의 알코올일 경우 무알코올로 표기하고 1% 미만의 알코올이 든 음료는 논알코올로 표기한다.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은 탄산음료 혹은 혼합음료로 분류해 온라인 주문과 택배 배송이 가능하다.

국내 논알콜맥주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인 AB인베브는 오는 2025년까지 맥주 생산량의 20%를 비알콜·무알콜로 채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 시장 조사 연구 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세계적으로 무알콜 시장의 규모가 2017년 160억달러에서 2024년까지 연평균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부족한녀석들은 신제품 출시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소비자 접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 신제품은 벨기아 스타일 밀맥주인 벨지안 위트로 이르면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이다. 황 대표는 “올해는 논알코올 수제맥주라는 카테고리를 알리기 위해 맥주 축제나 박람회 등에서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하려고 한다”며 “맥주를 즐기고 싶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