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尹 발언에 '전쟁개입' 경고...대통령실 "정확히 읽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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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 인터뷰에 “전쟁개입을 뜻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정확히 읽어보라”며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로이터통신과의 단독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인 침략을 받은 나라에 대해 그것을 지켜주고 원상회복을 시켜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에 대한 제한이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우리나라가 재정적·인도직 지원을 넘어 군사적 지원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동안 미국 등 서방은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도록 압박했으나, 우리 정부는 교전 국가에 무기 수출을 금지한 국내 정책을 들어 거절해 왔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전쟁 당사국과 우리나라와의 다양한 관계들을 고려해, 그리고 전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 뿐”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우리나라와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재정적·인도적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에는 현대자동차와 LG전자,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150여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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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크렘린궁은 이와 관련 '전쟁 개입을 뜻한다'며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한국을 지목해 무기 지원을 경고한 지 6개월 만이다. 크렘린궁은 우리나라 대통령실. 미국 백악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물론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전체 과정에서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한 우리나라를 비우호적 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크렘린궁의 이같은 경고성 발언에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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