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조3000억원 규모 英 해저 송전망 사업 도전

3개 해상풍력단지와 육지 연결
총 2508MW…6월 후보군 선정
재원조달 관건…컨소시엄 유력
중동·아프리카 성과 이을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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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전력공사가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영국 해저 송전망 사업에 사전입찰서를 제출했다. 사업은 영국 인근 해역의 2.5GW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육지로 전력을 전달하는 해저 송전망을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한전이 중동·아프리카에 이어 유럽에서도 해외 송전망 운영 사업 '트랙레코드'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주 '영국 OFTO 라운드(Round 10) 해저 송전망 입찰사업'에 지원했다.

이 사업은 총 전송용량 2508㎿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3개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육지를 연결하는 해저 송전망 운영이 핵심이다. 해상풍력발전사업자가 송전망을 건설하면 전력회사가 이를 25년 동안 운영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도거뱅크 A △니어트나 가오이테(NeartnaGaoithe) △머리 웨스트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초고압직류송전(HVDC), 초고압교류송전(HVAC) 방식으로 연결하고 이를 운영한다.

한전 관계자는 “각각 3개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이 한꺼번에 나온 것”이라면서 “입찰 결과가 차례대로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전기·가스 규제기관 오프젬(Ofgem)은 지난달 이 사업 운영권을 이전하기 위해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단계 입찰을 실시했다. 오는 6월 심사후보군을 선정한다. 해저 송전망이 준공되는 내년에는 이 사업의 최종 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전은 신성장 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해저 송전망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송전망과 변환소 운영권을 획득하고 전기요금으로 수익을 회수하는 장기 사업으로, 유럽에서 해외 전력망 투자 실적을 쌓을 수 있다.

한전이 해저 송전망 운영권을 획득한 사업은 2021년 12월에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해저 송전망 사업'이 유일하다. UAE 인근 해역에서 3.2기가와트(GW) 용량의 해저 케이블 및 변환소를 운영하는 이 사업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PFI 어워드 2022'에서 '올해의 딜'로 선정될 만큼 긍정 평가를 받았다.

한전은 영국 해저 송전망 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다. 해외 송전망 운영권 사업의 관건은 재원조달 능력인데 지난해 32조6034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 상황이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숏 리스트'에 선정되면 이후 재원조달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력회사와 컨소시엄을 맺어서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은 입찰 최초 단계로 '숏 리스트'에 선정되면 다시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한전 단독으로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