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R&D부터 해외 진출까지 '원스톱'…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가다

대구 산단 위지…108개사 입주
2021년 매출액 9139억원 달성
디지털 전환·기술사업화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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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한국환경공단 물산업전략처장이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연구개발(R&D)과 기술 검증을 제공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사업화를 지원합니다.”

지난 12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국가물산업클러스터(KWC)에서 만난 이승주 한국환경공단 물산업전략처장은 물산업의 성장세를 소개하고 클러스터의 비전을 강조했다.

클러스터는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14만5000㎡ 규모로 준공됐다. R&D 부터 기술 검증, 실적 확보, 국내 사업화, 해외 진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 100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물산업 시장에 진출할 혁신 기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클러스터는 올해 3월 말 기준 108개 기업이 133개실에 입주하며 입주율 94%를 달성했다. 2025년 100% 입주 목표를 사실상 조기에 달성한 셈이다. 환경부 혁신형 물기업 16개사, 환경부 그린뉴딜 유망기업 7개사가 지정되는 등 입주 기업의 내실도 확보했다.

입주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수출액, 종사자 수가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 기준 입주사의 매출액은 9139억원, 수출액은 570억원, 종사자수는 3000명으로 각각 전년 대비 41.4%, 16.5%, 23.1% 증가했다. 2년 연속 클러스터에 입주한 69개사의 매출액은 2020년 5530억원에서 2021년 6700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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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도 클러스터의 지원이 해외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1호 입주기업인 PPI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내진 수도관, i-PVC 소재 상수도관을 생산한다. 이혜선 PPI 대표는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해 기술과 제품 개발, 기술 상용화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세계시장 개척을 목표로 대구공장도 건립했다”고 말했다.

클러스터는 진흥시설과 실증화시설로 구성돼 있다. 진흥시설인 물융합연구센터, 워터캠퍼스,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서는 물산업과 관련한 기초·응용·융합 연구를 실시하고 전문인력 양성, 창업, 해외진출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실증화시설은 실증플랜트, 수요자설계구역, 종합관망시험시설로 구성됐으며 기업들이 사업화를 위한 실험을 할 수 있다.

수요자설계구역은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이 자신들의 기술을 실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구역이다. 전기와 수도, 맞춤형 실험용수가 제공되고 실험이 끝난 폐수를 회수하는 장치도 갖췄다. 수요자설계구역에서 기업들은 기술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는 것이다. 신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구역으로 엄격하게 관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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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한 이태욱 미드니 기술연구소 부장이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수요자설계구역에서 만난 이태욱 미드니 기술연구소 부장은 미드니의 정수처리장치를 소개하며 클러스터 입주 후 성과를 설명했다.

미드니는 지난 2018년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에 연구소와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2020년에는 환경부의 혁신형 물기업에 선정됐다. 이 부장은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이 공동으로 제작한 통합형 정수처리장치는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캄보디아와도 수출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실증플랜트도 물산업클러스터의 핵심 시설이다. 실증플랜트는 실증 규모의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정수, 하수, 폐수, 재이용수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종류의 원수를 공급해 맞춤형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특히 원수 공급 목적 외에도 실증플랜트를 통해 신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시장 진출하기 위한 실적을 쌓을 수 있다.

기업이 시장 진출을 위한 실적을 쌓으려면 스스로 개별 정수장 또는 하수처리장을 찾아야 한다. 이 때, 지방자치단체 등의 협조를 얻기 어렵고 발생하는 비용도 부담이다.

실증플랜트를 이용하면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 실증플랜트를 통해 기술을 검증받는 경우 정수는 테스트 물량의 10배, 하수는 100배의 실적을 인정받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물기업 지원을 위한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클러스터 내 상설 전시관을 구축해 입주기업의 제품을 전시하고, 국내외 환경 관련 전시회 참가,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한다. 54개 기관과 MOU를 체결했으며, 전국 5개 광역시와 테스트베드 공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업화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입주기업 중 64개사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벤더로 등록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공단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유럽시장 판로 개척을 추진 중이다.

창업지원과 새싹기업 발굴도 클러스터의 역할 중 하나다. 산학연을 연계한 미니클러스터형 프로젝트랩을 추진해 8개팀에 12억6000만원이 지원됐다. 이들은 물기업 애로기술 해결 사업비 지원 등을 추진했다.

각종 지원사업도 이뤄진다. 입주기업 기술개발지원에 63억4400만원, 사업화 지원에 2억3000만원, 판로 개척을 위한 전시회 지원과 수출상담회 등에 5억2500만원을 투입했다.

이승주 처장은 “앞으로 물산업 디지털 전환 기술 사업화 지원, 넷제로를 위한 실증 플랜트 고도화, 통합형 해외 진출 플랫폼을 구축해 물산업 발전과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