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는 심각한 도전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2032년까지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외신이 “이 규모에 부합하는 업체가 없다”며 지적한 내용이다. 미국의 전기차 사용 비중이 5.8%에 불과한 현실에서 2030년 신차의 60%, 2032년 67%까지 올리기 위한 전기차 공급망관리(SCM)가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직간접 영향을 미친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기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데 이어 조지아주에 전기차 신공장을 짓는다. 북미 지역 전기차에 주어지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다.
미국 재무부는 북미산 전기차에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포드는 미국에 공장을 세우거나 배터리 제조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한다. 이를 기반으로 보조금을 받아 전기차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미국에 공장이 없는 업체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사용하면 보조금(3750달러)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전기차 원자재 세부 규칙도 미국 정부의 발표 내용에 추가됐다.
테슬라는 최근 북미산 '모델S' '모델X' 차량 가격을 5000달러 인하해 경쟁사를 따돌리고 있다.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 가격을 내렸다. GM과 포드도 자국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 전기차 생산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기업에 대응해 전기차 상품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보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 완성차와의 경쟁 구도를 감안,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의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 중국 CATL의 보급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에 적용할 수 있는 부품 공급처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국내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5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전기차 부품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정부도 힘을 싣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현대차가 29년 만에 국내 공장 투자에 나서자 정부도 원팀으로 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기차 생산 시설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지원하고 전기차 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 세계 3위 전기차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의 미래 여정이 심각한 도전이 아니라 새로운 성공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