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디스라이트'가 큰 인기를 끌며 국내 앱마켓 순위에서 선두권 다툼을 하고 있다. 매출 실적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며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1위에 오르고 구글 플레이에서도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무더기 판호를 받은 국산 게임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빠르게 역량을 키운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공습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라이트는 지난달 국내 출시 직후 하루만에 양대 마켓 인기순위 1위를 달성한 후 1주간 선두권에서 자리를 지켰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대거 포진한 매출 순위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디스라이트를 선보인 릴리스 게임스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개발사다. 도탑전기, 라이즈오브킹덤즈, AFK아레나 등 독자적 장르와 과금 모델을 개척한 다수 작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나름 실력을 인정받은 회사다. 동시에 자극적이고 품질이 낮은 광고를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노이즈 마케팅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디스라이트는 수집형 RPG라는 대중적 장르에 독창적이고 트렌디한 비주얼과 사운드를 가미해 차별화했다. 화려한 시각적 효과와 더불어 EDM 사운드 배경음악으로 청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광고모델로 아티스트 지코와 배우 설인아를 기용, MZ세대를 타깃으로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게임업계는 매년 다양한 신작을 쏟아내며 국내에서도 약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7조원이 넘는 글로벌 매출을 올린 호요버스 '원신'을 비롯 폭넓은 연령층에서 인기를 끈 하비게임즈 '탕탕특공대', 서브컬처 시장을 공략한 아이스노게임즈 '무기미도' 등 다수 게임이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게임사 또한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한 준비에 시동을 걸었지만, 세부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10종이 넘는 게임에 판호가 발급됐지만,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정도만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두 게임 역시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
과거 판호를 받고도 수년간 출시가 미뤄진 사례도 있는 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게임과 개발사를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중국 진출 또한 현지 퍼블리셔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